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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관련 인터뷰/제작진

드라마 '쿠로사기(2022)' 프로듀서 타케다 아즈사&나스다 아츠시 최종화 직전 인터뷰

by 엘라데이 2022. 12. 26.

※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 본 인터뷰에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2.12.20 더 텔레비전

 

 

 

이야기 전반전과 6화 이후 후반전을 제작할 때 어떤 것을 의식하셨나요.

타케다 : 전작 드라마 시리즈에서는 아직 원작이 완결되지 않았던 것도 있어서 쿠로사키가 미키모토를 쓰러뜨릴 수 있을지 하는 전개에서 결국 결판이 나지 않은 상태로 끝났습니다. 이번 작품은 원작이 완결된 뒤에 드라마화했기 때문에 그 승부가 결정되는 부분까지 그린다는 것을 처음부터 강하게 내세웠습니다.
완전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하는 이상은 최종 보스인 호조를 쓰러뜨릴 때까지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결과적으로 쿠로사키(히라노 쇼)와 츠라라(쿠로시마 유이나), 그리고 카츠라기(미우라 토모카즈)와의 관계 등 각 캐릭터의 결말 같은 것을 전부 그려야 '쿠로사기 완전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최종 보스라고 생각하셨던 미키모토를 쿠로사키가 쓰러뜨린 이후의 후반전에서 새로운 적이 나온다면 미키모토의 충격에 필적하는 임팩트가 있어야 하죠. 그렇기에 호조는 등장했을 때 임팩트 있는 존재로 만들자고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호조는 사기꾼의 세계에 존재하는 측면뿐만 아니라 사실은 우리 주변에, 사회 안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존재이자 거대한 악입니다. 시청자 여러분이 진심으로 '이 녀석 나쁜 놈이네'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호조에게 속아 넘어간 피해자들에게 더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 이런 형태로 눈물을 흘린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해치웠으면 좋겠다고 시청자 여러분이 쿠로사키를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적을 내세우는 것이 후반의 주제였습니다.

나스다 : '멀다'라든가 '가깝다' 하는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미키모토의 사기는 남의 욕망을 이용해서 남의 돈을 갈취하는 사기꾼으로서의 직접적인 동기죠. 다음으로 나타난 호조는 돈에 집착하기보다는 돈을 얻어서 자신의 사회에 대한 야망을 이루려고 합니다.
사기는 하나의 수단이지만 사기에 의지해 힘을 얻어 자신이 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동기이기 때문에 그 점이 달라요.
쿠로사키는 미키모토와 같은 사기꾼이 있는 한 자기 가족처럼 불행해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쿠로사기로서 사기꾼을 해치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미키모토를 해치운 뒤에 사회 안에 뿌리내리고 있는 더 나쁜 놈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싸움 방식의 무대가 바뀐 것에 마음속으로 갈등하게 되죠.
쿠로사키가 갈등을 짊어지고 새로운 적 호조를 어떻게 쓰러뜨릴 것인가, 이것을 어떻게 엔터테인먼트로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복잡한 배경을 짊어진 구도를 재미있게 잘 만드는 것이 후반전의 과제이기도 했고, 거기서 또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제작을 했습니다.

 

각본을 담당하신 시노자키 에리코 씨와 최종화를 향해 각본을 만들며 의식한 것이 있나요?

타케다 : 히라노 씨와 만나기 전 초기 단계부터 시노자키 씨와 '쿠로사기'는 '나는 혼자다'라고 생각하는 주인공 쿠로사키에게 주위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야'라고 전해주는 이야기라는 말을 했습니다.
드라마 전반에는 그 의미를 겉으로 너무 내세우지 않고 만들어 왔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혼자 싸우고 있는 쿠로사키에게 주위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듯한 장면이 늘어서 그 점은 시노자키 씨 자신도 의식하고 쓰신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도 만들면서 쿠로사키의 '고독한 싸움'을 어떻게 응원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은 의식하고 있었고요.

나스다 : 츠라라가 쿠로사키에게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한 것은 사실 엄청나게 중요한 주제예요. 고독하기 때문에 성립되는 인생을 걸어온 쿠로사키도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난 외톨이인가' 하는 사람도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외톨이일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는 부분도 꼭 최종화를 보고 느껴 주셨으면 합니다.
각기 다른 작은 마음이 하나가 되어 힘이 될 때가 있을 거예요. 그런 것도 등장인물 안에 담아낼 수 있었으면 하고 의식은 하고 있습니다.

 

히라노 씨가 연기하고 계신 쿠로사키의 매력은 어떤 부분인가요?

타케다 : 처음부터 쿠로사키는 압도적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라노 씨가 쿠로사키를 연기하면 아우라도 있고 행동 같은 것도 포함해서 진짜 전부 매력적으로 보인단 말이죠.
후반전으로 넘어가도 쿠로사키의 새로운 모습이 계속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게 그냥 다면적인 것뿐 아니라 어떤 모습도 제대로 '쿠로사키답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히라노 씨가 연기하는 쿠로사키의 대단한 부분인 것 같아요.

나스다 : 쿠로사키라는 캐릭터를 연기해준 히라노 군은 처음부터 하나의 인격을 살고 있는 게 아니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인간 안에 있는 다면적인 부분을 재미있게 잘 연기하는 것 같습니다.
전반전에서도 슬픈 장면의 슬픔이나 남을 속이는 부분을 연기하는 얼굴, 그리고 츠라라에게 살짝 보여주는 애틋함이라든가 따스한 마음을 받아들이는 장면 등…. 여러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순간순간 느끼게 해주는 그 기량은 후반전에서 더욱더 훌륭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촬영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장면을 알려주세요.

타케다 : 정말 모든 장면이 볼거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웃음). 그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것은 5화에서 카시나가 상하이까지 쿠로사키를 쫓아왔을 때 언쟁을 벌이게 되어 감정을 부딪치는 장면입니다.
거기서는 두 사람 다 감정이 폭발했어요. 자신 안에서 정의라고 하는 것이 정리되지 않은 갈등과 어떻게 싸워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쿠로사키도 카시나도 확실하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솔직한 감정 같은 것이 드러났는데 그 장면은 현장에서도 아주 박력 있었고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스다 :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의 표정은 그 순간 몇 초 안에 스토리를 느끼게 해주는 미묘한 변화가 있어서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장면과 달리 서로의 생각은 다르지만 각자의 정의감을 바탕으로 절은 사람이 감정을 그렇게까지 부딪치는 장면은 좀처럼 없기 때문에 이거야말로 영상 작품이다 싶습니다. 연기의 힘과 박력, 섬세함이 혼재된 아주 훌륭한 장면이었어요.

타케다 : 사실은 더 세세하게 컷이 나뉘어 있었는데 옆모습 투샷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 투샷을 많이 보여주자는 감독님의 고집으로 완성된 장면입니다. 편집을 마치고 처음에는 음악이 들어가 있었는데 음악도 없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서 뺐어요. 순수하게 그 두 사람의 연기의 힘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촬영하며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타케다 : 크랭크인 후 5일 연속으로 내용이 많은 장면을 촬영했던 것이 특히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히라노 씨는 바쁜 촬영 스케줄로 대사도 어려운 것이 많았고 캐릭터를 다듬어 나갈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데 내용도 많아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다만 저희 스태프도 아직 방향을 모색 중인 상태에서 크랭크인을 했는데 히라노 씨가 하루이틀 만에 쿠로사키를 파악해 주셔서 이걸 목표로 만들면 되겠다 하는 것을 알고 든든해졌습니다.
쿠로사키의 다양한 변장도 작품의 포인트 중 하나인데, 히라노 씨는 뭐든지 어울리기 때문에 그게 반대로 어려웠어요. 매번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하면서 의상을 정하고 있는데, 뭐든지 어울리기 때문에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요(웃음).
8화의 호스트풍 남자 같은 히라노 씨의 변장은 굉장히 특이한 차림이었는데 금색 메쉬처럼 다른 사람이 하면 무리겠지 싶은 것까지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이 사기꾼다워서 좋았습니다.

 

진지한 장면의 촬영도 많을 것 같은데, 지금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타케다 : 후반으로 가면서 다들 많이 친해져서 초기 이상으로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대본에 있는 내용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만 현장은 비교적 평온하다고 할까, 즐거운 분위기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어요.
히라노 씨가 새로운 변장 의상을 입고 현장에 나타났을 때 감독님과 카메라맨이 "오, 오늘도 멋있네요" 하고 말을 거는 것이 현장의 단골 패턴이 되었고 야마모토 코지 씨가 절대로 쓸 수 없는 애드리브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하고 좋은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

 

히라노 씨, 쿠로시마 씨, 미우라 씨의 매력에 대해 들려주세요.

타케다 : 촬영을 진행하는 가운데 다들 자신의 배역으로서 현장에 계시기 때문에 대본에 없는 말투 등을 감독님께 제안해 주셨습니다. 히라노 씨에 대해서는 특히 생각하는 건데, 그 제안이 쿠로사키로서 정답이구나 싶은 장면이 많아요.
예를 들면 9화 도입부에 카츠라기에 이별을 고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본에 없는 분위기가 나와서 엄청 좋은 장면이 된 것 같고 쿠로사키를 잘 파악하고 쿠로사키로서 현장에 있다는 게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쿠로시마 씨도 마찬가지로 츠라라는 기본적으로 솔직한데 그 솔직함 안에 흔들리는 감정 같은 것이 있어서 그냥 순수하게 정의감이 강하다는 설정상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제대로 감정의 동요라든가 그 밸런스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드러나고 있어요.
그것이 쿠로사키와 츠라라의 관계성의 안타까움 같은 부분으로 이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보면서 점점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카츠라기가 사실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쿠로사기' 전체를 통틀어 알기 쉬운 부분이 하나도 없는데 그 알 수 없는 부분이 카츠라기의 매력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카츠라기는 쿠로사키와 대화할 때는 무뚝뚝한 느낌인데 츠라라와 말할 때는 약간 미남이 되는 부분입니다(웃음).
다만, 후반 8화 이후에 츠라라가 카츠라기를 수상하게 생각하는 장면과 츠라라에게 9화에서 미안하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너무 무서워서 츠라라에게 보여주는 그 얼굴은 거짓말이었나, 어디까지 계산된 거였나 하고 두려워졌습니다. 미우라 씨, 평소에는 정말 친절한 분이지만 화면 속에서 보는 카츠라기는 무서워서 그게 굉장히 보는 입장에서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스다 : 처음에 상상했던 이런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분은 세 분 다 많이 표현해 주시고 계세요. 쿠로시마 씨도 스토익한 부분이나 매력이 후반에 특히 엿보였습니다. 표현, 연기, 표정, 그런 것이 굉장히 훌륭하신 것 같아요.
미우라 씨는 두 캐릭터와는 다른 의미에서 인간의 다면적인 부분과 미묘한 뉘앙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어지는 섬세함을 굉장히 잘 살려주셨습니다. 조용한 엔터테인먼트가 미우라 씨의 연기로 재미있어진 것 같습니다.

 

9화에서 쿠로사키는 카츠라기에게 결별을 고했는데, 쿠로사키와 카츠라기의 최종화 볼거리는 어떤 부분인가요?

타케다 : 가족의 원수지만 아버지와 아들 같았던 쿠로사키와 카츠라기가 9화에서 결별하고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가. 또, 카츠라기가 지금까지 쿠로사키에게 했던 말은 어떤 의미였는가. 쿠로사키도 카츠라기에 대해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지금까지 얼핏 보면 친한 부자관계 같은 좋은 분위기였기에 그리지 못했던 두 사람의 진정한 마음이라는 것을 최종화에서 알 수 있으니 그 부분에 주목해 주세요.

 

최종화에서 가장 주목해서 보았으면 하는 볼거리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타케다 : 쿠로사키와 츠라라, 쿠로사키와 카츠라기, 이 각각의 관계성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부분과 쿠로사키 자신이 어떻게 여행을 끝마칠 것인가도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쿠로사기가 살아가는 목적은 이 세상의 사기꾼을 하나도 빠짐없이 쓰러뜨리는 것이었는데, 미키모토를 쓰러뜨려도 아직 끝내지 못했던, 되돌아갈 수 없는 쿠로사기의 여행이 어떻게 될 것인가. 쿠로사키의 앞날을 시청자 여러분도 마지막까지 함께 지켜봐 주세요.

나스다 : 쿠로사키의 여행을 함께 더듬어 가면서 봐주셨으면 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쿠로사키의 인생을 함께 체감하면서 앞으로 긴 인생을 살아갈 젊은 분들도 이 드라마를 다시 보고 각자의 결말에 대해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카시나와 츠라라는 쿠로사키와 만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모색해 왔는데,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최종화가 된 것 같습니다.
어른이 많이 나오면 젊은이가 분투하는 의미에 교차하는 그런 최종화가 나온 느낌입니다. 그런 것은 어떤 의미에서 비극적인 드라마를 엔터테인먼트로 보는 묘미이기도 하고, 보는 분들에게 힌트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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