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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관련 인터뷰/제작진

드라마 '엘피스 -희망, 혹은 재앙-' 오오네 히토시 감독 최종화 직전 인터뷰

by 엘라데이 2023. 1. 1.

※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전문은 원문에서 확인해 주세요.

 

 

22.12.26 리얼사운드

 

 

 

 

일드 리뷰 : 엘피스 -희망, 혹은 재앙- (エルピス―希望、あるいは災い―)

※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며, 스포일러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엘피스 -희망, 혹은 재앙- エルピス―希望、あるいは災い― 2022 미스터리 KTV 2022.10.24 ~ 2022.12.26 줄거리 심야 버라이어티

elladay.tistory.com

 

 

 

리얼사운드 영화부에서는 지금까지 각본가 와타나베 아야 씨, 프로듀서 사노 아유미 씨의 인터뷰를 게재해 왔습니다만, 마지막은 드디어 연출 치프인 오오네 씨의 등장입니다. '엘피스'에 대해서는 '오오네 씨는 외부에 별로 나오지 않는 걸까?' 하는 느낌도 사실 조금 있었는데요…….

그렇죠. 뭐 근데 드라마 감독은 그렇게 외부에 나오지 않잖아요, 애초에(웃음). 역시 아야 씨와 사노 씨가 세운 기획이고 그분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저한테 "연출을 해주시겠어요?"라는 이야기가 왔을 때는 이미 최종화 초고까지 각본이 완성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드라마의 내력이나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일종의 사상, 이데올로기적인 것은 제가 이야기할 만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런 기획의 내력도 있고 이건 2020년 '공연 NG'(TV도쿄) 때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이 '엘피스'라는 작품의 이미지로서 스타트 시점부터 제가 앞에 나서는 것은 조금 작품의 이미지 면에서도 좋지 않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다고 해도 지금까지 봐온 바로는 역시 오오네 씨의 테이스트도 곳곳에서 느껴져서…… 이번 기획은 언제 어떤 형태로 오오네 씨에게 오퍼가 왔나요?

우선 2021년 봄 무렵에 프로듀서 사노 씨에게 연락이 와서 이번에 아야 씨와 드라마를 하게 되었는데 주연이 나가사와 마사미라는 부분까지 정해져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조합만으로 이미 엄청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아야 씨는 NHK 연속 TV 소설 '카네이션'(2011년 하반기) 때부터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서 몇 번 만났습니다. 실은 시마네에 있는 아야 씨 댁에 놀러 간 적도 있어요.

 

아, 그런 일이.

저 혼자 간 게 아니고 무슨 일인지 이와사키 타이세이라는 영상음악가와 함께 시마네의 아야 씨 댁에 놀러 갔어요(웃음). 아야 씨의 일터에서 묵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벌써 7, 8년 전 일인가? 그 뒤로 혼자서도 시마네에 가서 또 자고 왔고요. 그래서 '언젠가 같이 일하고 싶다' 하는 이야기는 그 무렵부터 계속 했었는데,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죠……. 그래서 와타나베 아야 각본으로 언젠가 일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로 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어요. 그런 와중에 사노 씨에게 제의가 와서…….

 

그런 흐름이었군요.

네. 그래서 사노 씨도 같이 일해본 적은 없었지만 6, 7년쯤 전부터 사적으로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어요. 굉장히 파워풀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작업물 중에 '오옷!' 했던 건 '콰르텟'(2017년/TBS)……이 아니고, TBS를 그만둔 뒤의 '오마메다 토와코와 세 명의 전 남편'(2021년/KTV・후지TV)이에요. 그걸 보니 홀로서기를 했다고 할까, '아, 이건 이미 완전히 사노 씨의 드라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도 매주 '재밌네요' 이런 감상을 보내고 사노 씨는 사노 씨대로 언젠가 저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드디어 여기서 3명의 마음이 일치되었다고 할까.

 

그렇군요.

그래서, 그런 연락을 받은 뒤에 바로 사노 씨가 만나러 와주셔서 그 자리에서 각본을 받았습니다. 뭐, 읽기 전에 이미 하기로 결정했습니다만(웃음). 그날 밤에 끝까지 다 읽고 이건 아주 훌륭하다고 할까, 지금 방송되고 있는 '엘피스'의 요소 같은 것이 이미 그 안에 거의 담겨 있었어요. '이건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다……' 하는 술렁술렁한 느낌이었죠. 그래도 일단 살짝 확인은 했습니다.

 

그 말씀은?

바로 아야 씨에게 연락해서 "이런 것을 묻는 것도 멋없지만, 왜 저인가요?"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몇 가지 중에 "그야 오오네 씨는 아저씨를 귀엽게 찍잖아요?"라는 말씀이 있어서 '아, 그렇구나' 했죠(웃음). 물론 에나, 타쿠로, 사이토라는 메인 3명은 중요하지만 저도 처음 각본을 읽고 가장 중심이 되는 캐릭터는 역시 무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카베 타카시 씨가 연기하는 '무라이'군요.

네. '아, 무라이 얘긴가' 하고 눈치를 챘죠(웃음). 그건 아마 '무라이를 부탁할게요'라는 이야기였을 거예요. 해서 그 뒤에 마사미쨩에게도 연락해서 "이런 이야기가 왔는데, 내가 해도 괜찮아?"라고 일단 확인을 받았어요. 마사미쨩은 '모테키'(2011년)라는 영화에서 같이 일했는데…… 제 입으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작품도 그럭저럭 평판이 좋았고 그녀의 배우 인생에 있어서도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분과 다음 일을 하는 것이 좀 어렵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군요.

아무래도 '모테키'와 비교하게 된다고 할까, 서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싫고 다음에 일할 때는 서로의 과거작을 넘어설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기회가 마침내 온 거죠. 그래서 일단 본인에게도 "내가 해도 괜찮아?"라고 전화를 했는데, "괜찮아요. 오오네 씨구나, 기뻐요!"라는, 의외로 가벼운 느낌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웃음).

 

(웃음). 그렇게 해서 실제로 오오네 씨가 하게 되고…… 그 뒤에 전체적인 구도나 연출 방침 같은 것은 어떻게 정했나요?

그 뒤에 사노 씨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사노 씨에게 들은 것은 예산과 룩입니다. 예산이 어느 정도 있고 그 영상 룩을 어떻게 하고 싶은가 하는.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와타나베 아야 각본작이라는 것은 본인은 그런 의도가 없다고 계속 말씀하시지만 아무래도 영화와 NHK의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잖아요. 그보다 실제로 아야 씨의 과거 작품이 영상 매체로서는 그 두 가지밖에 없으니까요.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민방 연속 드라마로서는 약간 허들이 높은 부분이 있다는 거고……. 그것은 즉 영상의 룩과도 굉장히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야 씨의 각본을 평범하게 영상화한다고 하면 아마 NHK가 잘 맞을 거예요. 그 부분은 좀처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민방 드라마와는 다른 NHK 드라마적인 것이 역시 있어서…… 대충 아시죠?

 

압니다. 게다가 민방 연속 드라마의 경우에는 영화나 NHK와 달리 중간에 광고가 들어가죠.

맞아요. 저는 민방 연속 드라마는 일종의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국도변에 늘어선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즉, 엄청나게 질이 좋고 맛있다든가 그 정도의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게 딱히 나쁜 의미로 말하는 게 아니고 패밀리 레스토랑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좋은 점이 있어요. 실제로 패밀리 레스토랑에 자주 가고요(웃음). 다만 아야 씨의 각본은 그런 패밀리 레스토랑의 일반 메뉴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까, 정말 먹고 싶은 사람이 비싼 돈을 주고 먹는 메뉴 같은 거잖아요.

 

일종의 전문점 같은 거죠.

맞아요. 그래서 그걸 패밀리 레스토랑의 일반 메뉴에 맞춰 나가는 것은 굉장히 힘들지만 중요한 일이고 그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선 사노 씨에게 영상 룩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사노 씨는 NHK나 WOWOW에서 하는 사회파 드라마처럼 약간 어둡고 딱딱한 룩, 즉 '시네룩' 같은 느낌은 하고 싶지 않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보통 민방 드라마처럼 매끈한 룩도 하고 싶지 않고 이런 소재니까 더더욱 리치하고 밝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셨죠. 그건 저도 바라는 바였고 이 각본에는 그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나오는 한국 드라마 중에 약간 고급스러운 룩의 작품이 몇 개 있잖아요. 아마 그런 거겠지 싶었어요. 이 드라마에서는 그런 부분을 목표로 잡고 싶다고요.

 

그렇군요.

그래서 그걸 하려면 일반 TV 드라마 스태프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이번 드라마에는 'GEEK'라는 제작사가 들어와 있는데, 거기 프로듀서인 이나가키 마모루 씨는 저도 자주 같이 일을 했기 때문에 그 분과 상의를 했죠. TV 드라마 카메라맨이 아니고 그렇다고 영화 카메라맨도 아니고 광고나 뮤직비디오도 찍는 룩에 대한 의식이 높은 사람, 그러면서 드라마나 영화 등 '긴 것'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맨으로 가고 싶다. 그런 말을 했더니 "그건 시게모리 토요타로 씨밖에 없지 않나요?"라는 이야기가 됐어요.

 

호오.

그래서 조금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작년에 제가 V6의 마지막 싱글 '僕らは まだ(우리들은 아직)'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그때 프로듀서도 이나가키 씨였어요. 그래서 이나가키 씨에게 '35mm 필름으로 찍고 싶다'고 희망 사항을 말했더니 "필름으로 찍으려면 이 사람이 괜찮아요"라며 소개받은 것이 시게모리 씨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같이 일을 했어요.

 

거기서 한 번 같이 일하셨군요.

그렇죠. 그때는 회의할 시간도 별로 없고 로케 헌팅할 때 '처음 뵙겠습니다' 하는 느낌에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상태로 촬영을 시작해서……. 그 뮤직비디오를 실제로 보시면 알겠지만 처음에 모리타 고의 클로즈업으로 시작하거든요. 실제 촬영에서도 그 컷부터 찍기 시작했는데, 그 샷을 본 순간 '이 사람, 엄청나게 인간을 잘 찍는 사람이구나' 싶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군요.

멤버 전원, 모든 샷이 좋았어요. 해체 직전인 V6 멤버 각자의 복잡한 표정을 순간적으로 최고의 앵글로 잡아낼 줄 아는 사람이었죠. 이 사람은 좀 오래 보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한 카메라맨이었기 때문에 그래, '엘피스'도 시게모리 씨와 하고 싶다! 했어요. 시게모리 씨는 영화도 몇 편 찍은 적이 있는데요.

 

'au 산타로 시리즈' 촬영도 담당하고 계시죠?

맞아요(웃음). 마사미쨩의 '쿠보타' 광고도 시게모리 씨가 찍었을걸요? 기본적으로는 필름으로 촬영하는 사람이지만 아티스트성과 장인 정신이 공존하는 엄청나게 수고를 많이 들이는 카메라맨이기도 하죠. 그래서 시게 씨를 만나 이야기하고 "연속 드라마인데 어떠세요?"라고 여쭤봤더니 "연속 드라마는 해본 적이 없어서 상상이 잘 안 되지만 소재가 굉장히 재미있으니까 합시다"라고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사노 씨가 추구하는 룩 이야기나 예산 이야기를 하고…… 저는 전체 예산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른바 시네마 카메라라든가 돈이 드는 장비는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카메라 바디(본체) 랭크를 낮추고 렌즈만 살짝 고급을 쓰면 사노 씨가 바라는 룩이 되지 않을까 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나머지는 시게모리 씨의 카메라맨으로서의 센스와 테크닉으로 어떻게든 해 달라고요. 그랬더니 시게모리 씨가 "그렇군요. 한번 검토해 보겠습니다. 각본을 읽고 생각해 볼게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뒤에 사노 씨도 포함해서 한번 카메라 테스트를 합시다 하는 이야기가 되어서 다 같이 모였는데, 시게모리 씨가 말도 안 되는 기기를 갖고 오신 거예요(웃음).

 

어떤?

우선 카메라가 소니의 'VENICE 2'라는 현재 시네마 카메라의 최고봉인 물건이고……. 게다가 엄청난 고급 렌즈를 많이 갖고 오시고 조명부로 시게모리 씨가 자주 같이 일하는 나카스 타케시 씨라고 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실력 있는 조명기사를 데려왔어요. 예산이 많지 않으니까 한정된 장비로 이런저런 궁리를 해가면서 하자고 했는데, 일본 최고 레벨의 기기와 스태프를 데리고 와서 '그 각본에는 아마 이 정도가 맞다고 본다'라고 하는 거예요.

 

(웃음).

'이야기가 전혀 다르잖아! 이런 건 절대로 예산에 못 맞춰!'라고 생각했는데, 카메라 테스트를 해봤더니 역시 너무 좋은 겁니다(웃음). 그래서 사노 씨, 이나가키 씨와 이것저것 상의를 해서 예산 부분을 각 방면에서 조정을 받았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VENICE 2'라는 시네마 카메라의 최고봉을 사용하고 렌즈도 라이카가 개발한 'Leitz'라는 엄청난 고급 렌즈를 써서 찍게 되었죠. 영화에서도 이렇게까지는 안 한다 할 정도로 최고의 기기를 사용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일반적인 드라마와 '엘피스'는 영상이 조금 다르죠?

 

아니, 완전히 다르죠.

이상한 이야기지만 광고에서 드라마 본편으로 돌아왔을 때 영상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어요. 광고는 저도 찍어봐서 알지만 예산의 급이 달라서 기기도 룩도 고퀄이거든요. 영화・드라마・광고를 비교하면 룩이 가장 약한 게 드라마입니다. 그 드라마 영상 룩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것은 계속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해요. 일본의 TV 드라마 룩만 왜 이렇게 빈약한가 하는. 해외 스트리밍 드라마 같은 것과 비교하면 역시 룩이 전혀 다르잖아요.

 

그렇네요…….

왜 일본의 TV 드라마만 예산보다 저렴해 보이는지 하는 문제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 제작자 측에도 시청자 측에도 문제가 있을 거예요. 이른바 스트리밍으로 보는 것과 지상파 TV 드라마로 보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나누고 있는 거죠. 스트리밍 드라마는 앉아서 차분히 보는 거고 TV 드라마는 밝은 거실에서 다 같이 보는 것이라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해외 스트리밍 드라마 같은 것을 특히 코로나 이후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을 민방 TV 드라마에서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가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하지만 거기에 도전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이렇게 시청 미디어가 다양해졌는데도 특히 민방 드라마 프로듀서 중에는 거의 없습니다. 사노 씨는 해외 드라마도 많이 보셔서 그 방면에 의식이 높으세요. 요즘 해외 드라마 영상 룩의 기준에 일본의 TV 드라마도 맞춰가야 된다고요. 그것을 이 '엘피스'에서는 할 수 있었다는 게 사실은 굉장히 큰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와타나베 씨 말씀으로는 각본의 최종적인 조정 같은 것은 오오네 씨도 많이 관여하셨다고요?

맞아요. 특히 초반 1~3화는 세세하게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뭐, 전혀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아야 씨를 어떻게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아야 씨는 훌륭한 각본가이기도 하지만 같은 세대이고 마음이 맞는 분이에요. 우선 그게 있었기 때문에 물론 존경심도 가지고 "이건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나요?" 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관계성이긴 합니다. 그래도 줄거리 부분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어요. 작은 디테일이라든가 장면 교체라든가 대사의 사소한 뉘앙스 같은 데서 의견을 조금 낸 정도죠. 아무래도 방송국 이야기이기 때문에 디테일 부분에서 조금 신경 쓰이는 건 제가 더 잘 아니까 지적을 했고요.

 

방송국이 무대이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그리는 방식은 오오네 씨의 작품일까 생각하며 보았습니다.

그건 이제 습관이라고 할까 색깔이라고 할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웃음). 하지만, 그렇습니다. 스태프 룸의 묘사라든가…….

 

그리고 뒤풀이 풍경이라든가.

그렇네요. '아아, 나네' 하는 느낌은 있죠(웃음). 다만 뒤풀이 노래방 장면에 대해서는 '잘하시는 노래방 연출이네요!' 이런 말을 많이 듣거든요. 그런데 6화에서 에나와 타쿠로가 부른 '贈る言葉(떠나보내는 말)'은 각본에 가사가 다 적혀 있었어요, 심지어 2절까지.

 

아, 그렇군요.

'아, 2절까지 부르는구나', '2절 가사는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는. 보통은 드라마에서 그렇게 길게 노래를 부르지 않지만, 길기 때문에 감정이 고조되고 변화하는 분위기를 잡아낼 수 있고 다음 장면과의 낙차도 연출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그 노래방이 6화 전체의 중심이 된다는, 세부적인 부분과 전체를 보는 시선이 연결되어 있다고 할까. 그런 부분이 아야 씨 각본의 대단한 점이에요.

 

출연자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조금 들려주세요. 나가사와 씨가 훌륭한 것은 물론이지만 조금 전에 키워드로 나왔던 '밝다'라는 의미에서는 타쿠로 역의 마에다 고든 씨가 정말 훌륭해서…….

진짜 좋죠, 고든. 저도 찍으면서 즐거웠습니다. 이건 아야 씨가 어떤 인터뷰에서 말했기 때문에 말해도 될 것 같은데, 제가 연출을 맡기로 한 뒤로 당연히 캐스팅 이야기가 나왔어요. 마사미쨩은 정해져 있고 사이토는 스즈키 료헤이라는 것도 거의 정해져 있었고 거기서부터 주변인물을 정해 나갔는데, 타쿠로는 좀처럼 결정되지 않았죠. 역시 아야 씨가 납득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사노 씨도 열심히 이런저런 사람을 제안하고 저도 여러 제안을 했는데, "역시 눈빛이에요" 이런 말을 아야 씨가 계속 하시더라고요.

 

아, 그건 대전제였군요.

맞아요. 그런데 좀처럼 정해지지 않았죠. 그 회의가 끝난 뒤에 제가 작업실에 돌아와서 TV를 틀었는데 마침 고든이 TBS 'A-Studio+'에 나오고 있었어요. 고든의 존재는 물론 알고 있었지만 배우로서는 그다지 의식하지 않았거든요. 니카이도 후미쨩이 주연을 맡은 '프로미스 신데렐라'(2021년/TBS)에 나왔던 것을 보고 조금 재미있게 생긴 젊은이네 하고 생각한 정도의 인식이었어요. 그런데 그 'A-Studio+'에서 고든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니 엄청 마음이 가더라고요. 특히 강렬한 눈빛이 범상치 않아서(웃음). 그래서 '혹시 이 사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야 씨에게 바로 연락했습니다. "지금 TV 보실 수 있는 상황이면 잠깐 'A-Studio+'를 봐주시겠어요?" 하고요.

 

급전개네요.

그랬더니 바로 아야 씨에게 연락이 와서 "이 사람이에요!" 하셨어요(웃음). 그래서 사노 씨에게도 연락해서 "고든으로 갑시다!" 하고 사노 씨가 교섭을 해 주시고……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제 남은 건 1회…… 드디어 최종화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전체를 돌아보니 어떠신가요?

진짜 하길 잘했고 즐거웠고 와타나베 아야 각본을 민방 드라마에서 밝게 보여준다는 계속 하고 싶었던 목표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하고 저를 지명해 주셔서 영광이었습니다. 자신에 대해 말하자면 이 작품을 하고 연출가 생명이 연장되었다고 할까(웃음), 앞으로 10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덧붙여서 최종화의 볼거리를 말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렇네요…… 이 드라마는 일명 사회파 드라마의 측면도 있지만 역시 기본은 엔터테인먼트이고 인간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누명 사건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들이 변해 가는 이야기라고 할까,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이 변화하고 그때까지의 자신과는 다른 면모가 나온다든가, 부제목에 있는 희망과 재앙에 휘둘린 끝에 마지막에 무엇이 남는가? 라든가, 그런 것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예요. 절대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것을 추구하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나오는 일은 없어요(웃음). 게다가 간편한 엔딩은 아니라고 할까, 정말 제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해피엔딩도 아니고 배드엔딩도 아니고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미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오픈 엔딩과 같은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제가 각본에 대해 아야 씨에게 몇 가지 요청을 한 것 중 하나가 사실 그 부분이에요. 이건 말하지 않는 게 좋은가(웃음). 뭐, 모처럼이니까 조금만 말하자면 아야 씨 각본의 최종화 라스트 신은 초고 단계부터 엄청나게 멋있는 결말이었는데, 그 뒷이야기가 보고 싶어지는 결말이기도 해서……. 그 부분은 아야 씨에게 제가 살짝 요청을 했어요. "죄송합니다, 디저트를 주세요"라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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