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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관련 인터뷰/제작진

드라마 '해피 오브 디 엔드' 감독 후루마야 토모유키 인터뷰

by 엘라데이 2024. 10. 19.

※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 본 인터뷰에는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다수 언급되어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24.10.13 TV 가이드

 

 

 

이 작품은 오게레츠 타나카 씨의 수많은 명작 중에서도 팬이 많은 작품입니다. 어둡고 폭력적인 요소도 많아 실사화의 장벽이 높았을 것 같은데, 각본을 만들 때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원작이 훌륭하기 때문에 그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써 나갔습니다. 어려운 건 별로 못 느꼈는데, 몇 화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분량 관계상 눈물을 머금고 자른 부분이 몇 군데 있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원작) 2권 중반부터 후반에 걸친 두 사람의 해피한 시간 같은 것도 더 그리고 싶었습니다.

 

감독님은 원작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우선, 주인공 두 명의 포지션이 굉장히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각자가 안고 있는 고독, 서로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어서. 드라마에서도 여기는 절대로 빼면 안 되겠다 싶었고 그것을 제대로 전개시켜서 끝까지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작의 캐릭터들이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훌륭한 캐스팅이었는데, 우선 케이토/하오렌 역을 연기한 사와무라 레이 씨의 인상을 알려주세요.

사와무라 군은 순진하고 매사를 올곧게 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 작용이 커서 원작보다 더 퓨어한 하오렌이 된 것 같아요. 물론 원작의 하오렌도 멋지지만, 살아있는 인간이, 그리고 사와무라 군이 연기하는 이상 그만의 하오렌을 만들어 가야 하니까요. 처절한 성장과정을 보낸 배역이기도 해서 사와무라 군은 많이 고뇌하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재미있었고 새로운 하오렌을 보여주었어요.

 

계속해서, 치히로 역의 벳푸 유라이 씨는 어땠나요?

벳푸 군은 아무튼 몸이 움직이는 타입이라 동물로 비유한다면 강아지 같은 사람입니다. 강아지는 앞뒤가 다르지 않잖아요. 그의 연기도 마찬가지라서, '좋다', '싫다', 이런 대사가 없어도 전달이 돼요. 기쁠 때는 꼬리를 붕붕 흔드는 게 보이는 듯한…(웃음). 굉장히 액티브하게 치히로를 연기해 주었습니다. 이것도 정말 벳푸 군의 개성과 그 자신이 만들어 준 거예요. 벳푸 군의 장점이 잘 살아났길 바랍니다.

 

감독님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두 분과 함께 작업하셨는데, 두 분에게 느낀 '배우'로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이건 두 사람 모두에게 공통된 것인데, 젊어서 그런지 나이브해요. 상대에게 심한 말을 해 버리는 장면이나 괴로운 장면을 끝낸 뒤에 '으읏' 하는 느낌으로 자기 자신까지 상처를 입을 때가 있어서…. 그래도 이건 일종의 커리어를 쌓아가며 잃고 마는 감각이라 그런 걸 느낄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두 사람의 퓨어함도 작품에 잘 드러났으면 합니다.

 

벳푸 씨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후루마야 감독님은 뭐든지 도전하게 해 주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감독님이 보셨을 때, 두 분이 연기를 마주하는 법은 어땠나요?

이 드라마는 이른바 대작이라고 할까요, 수십 명씩 나와서 힘들다, 이런 작품은 아닙니다. 그만큼 주연인 두 사람이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를 잘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것이 중요했죠. 그 상황에서 그들로부터 연기 제안이 나온다는 건 제대로 역할과 마주하고 있다는 거예요. 두 사람은 저보다 역할에 대해서는 당연히 깊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뭐 그들의 제안을 듣는 게 이득이죠. 그렇게 실제로 해 보고 이미지가 다르면 몇 번이고 같이 생각하면 되는 거고요. 이 드라마는 그런 의미 있는 작업이 가능했던 굉장히 행복한 현장이었습니다.

 

드라마의 방송・스트리밍 전에 여러 번 진행한 인스타 라이브에서는 두 분이 때때로 벳푸 군의 애드리브 이야기로 꽃을 피우셨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저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마음대로 한 것도 있어요(웃음). 치히로와 카지(쿠보타 유키)가 둘이 담배 연기를 뿜는 장면(3화)은 사실 그 뒤에도 3번 정도 뿜었으니까요(웃음). 그래도 그런 장면이 재미있기도 합니다만. 단, 사이고 다카모리 흉내(5화)는 좀 무리를 시킨 것 같아요. 다 하고 나서 치히로가 엄청 쑥스러워하죠(웃음).

 

벳푸 씨가 '7화에도 애드리브가 있다'고, 후루마야 감독님의 지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치히로가 스마트폰으로 '판다의 짝짓기' 영상을 보고 있는 장면일까요?(웃음)

그럴 거예요. 그 장면은 벳푸 군에게 뭔가 재미있는 말을 해보라고 부탁했더니 "네~?!"라고 하면서도 열심히 생각해 줘서. 다만, 사실 테스트 때도 '판다의 짝짓기'라고 했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어서 실전에서는 꼭 그걸 뛰어넘는 걸 해 주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판다의 짝짓기'를 뛰어넘는 게 나오지 않더라고요(웃음).

 

촬영할 때는 심신이 힘든 장면이 많았을 것 같은데, 온화한 현장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현장은 온화했습니다. 물론 육체적으로는 힘들었고 정신적으로 힘든 장면도 많았지만, 두 사람 모두 '내 작품이다. 내가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이 굉장히 강해서. 그런데 그건 두 사람뿐만 아니라 저도 그렇고, 스태프 모두가 같은 마음 아니었을까요. 모두가 '내 작품이다'라고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우선 다들 원작에 매료되었던 게 크고요.

 

드라마의 분위기나 색감 등이 아시아 영화 같아서 SNS상에는 '치히로가 영화를 좋아하니까?' 등의 고찰도 올라왔습니다. 그 의도를 알려주세요.

이 작품은 러브 스토리이지만 반쯤은 느와르, 범죄물이에요. 작은 방을 중심으로 두 사람의 마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무시무시한 타인이 등장해서 사실은 그런 사람이 바로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거기에 카지, 마야(아사리 요스케), 매춘부, 범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서… 원작을 읽었을 때, 마치 '거리의 영화'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실은 항상 그런 느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래서 이 드라마는 초기 단계부터 영화 느낌으로 만들자고 카메라맨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옛날 홍콩이나 대만의 분위기를 좋아해서, 이 드라마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1994년)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 커요.

 

지금부터는 화제를 모은 장면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우선, 클라이맥스 중 하나인 5화. 어머니 같은 존재인 여성을 잃고 우울해하는 하오렌을 치히로가 우에노로 데리고 나간 부분에서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이 그려졌습니다.

그날, 하오렌의 마음에 어느 정도 (목숨을 끊을) 결심이 섰구나 하는 건 어렴풋이 아실 겁니다. 하오렌으로서는 마지막 해피 아워라는 느낌이죠. 즐거워 보이는데 어딘가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실은 우에노의 밤거리를 걷는 장면을 더 그리고 싶었는데, 촬영 시간도 그렇고 아무리 해도 잘 맞지 않아서 회상 장면을 넣는 것으로 그들이 오랫동안 걸었다는 것을 연출했습니다.

 

시노바즈 연못의 보트 위 키스신도 아름답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가 이 작품의 유일한 키스신이기도 하죠.

사실 각본상에는 키스신이 조금 더 있었는데, 도중에 문득 '키스는 소중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원작에 비해 아무래도 러브신이 적어진 만큼 그 순도를 높이고 싶었거든요. 두 사람에게도 '키스를 소중히 하고 싶다. 한 번만 해도 될까?' 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뒤에 키스신을 어디에 넣을까 생각했을 때, 여기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키스는 이 장면에 집중해서 임하기로 했죠.

 

그 직후, 터널 안에 누워 두 사람이 '죽음'을 택하려 하는 충격적인 전개에 깜짝 놀란 시청자분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이 장면, 원작에서는 철도 건널목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하는 멋진 시추에이션이에요.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하고 싶었는데, 건널목에서 촬영한다는 게, 요즘 사실은 굉장히 어렵거든요. 다른 장소에서 건널목이 있는 것처럼 찍거나 전철이 안 오는데 오는 것처럼 연출하거나, 여러 가지를 가짜로 만들어야 해서 두 사람의 감정선이 끊길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그 터널에 실제로 트럭을 지나가게 해서 찍고 싶다고 생각했죠. 원작의 정서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좋은 장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트럭으로부터 하오렌이 치히로를 구하고 두 사람은 '삶'을 택합니다. 게다가 하오렌이 그 처절한 과거에 봉인되어 있던 '아픔'을 느끼고, 말하자면 하오렌의 영혼이 다시 깃들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 건 옆에서 보고 알 수 있는 게 아니고 하오렌의 마음속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 장면은 만들 때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직전에 사와무라 군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기대하게 돼"라고 하는 연기가 굉장히 좋아서 여기는 그냥 사와무라 군, 그리고 벳푸 군에게 맡기기로 했죠. 그보다 두 사람에게 맡기기만 하고 저는 딱히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웃음).

 

8화, 역에서 이별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질문하겠습니다. 발차하는 전철에 탄 치히로가 역에 남은 하오렌을 향해 차 끝으로 달려가서 창 밖으로 이름을 계속 외치는…. 작품의 예고에도 쓰인 명장면인데, 사실 이 전개, 대본에는 쓰여 있지 않았죠.

네. 벳푸 군이 정말 잘 움직여 주었습니다. 그가 '창문에서 얼굴을 내밀고 싶다. 외치고 싶다'라고 말해줘서, 그건 뭐 꼭 해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 장면을 잘 보시면 사실 카메라맨이 얼굴을 내밀 창문에 벳푸 군이 한번 얼굴을 내밀려고 했어요. 그런데 감정이 고조되어 있을 때는 정신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오케이라고 할까, 오히려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몸과 마음이 동시에 와 하고 움직이는 굉장히 감정적인 장면이라 저도 아주 좋아합니다.

 

원작에서는 이 장면의 무대는 카나가와 에노시마인데, 드라마에서 이바라키 오아라이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에노시마는 관광객이 많고, 특히 요즘 애니메이션 붐도 있어서 가마쿠라 고등학교 주변은 사람이 넘쳐나기 때문에 어쩌면 촬영이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에노시마 전철에도 상담하러 갔지만 역시 힘들어서…. 그런 가운데, 오아라이는 에노시마와는 또 다른 정서가 있고 광활한 태평양이 어딘가 살벌하고 땅끝 같은 느낌도 있더라고요. 그게 이 드라마와 어울리는 것 같아서 오아라이를 선택했습니다. 근처에 수족관이 있고 돌고래, 바다사자 쇼를 했던 것도 행운이었어요(웃음).

 

오아라이에서 헤어지고 몇 년 뒤, 하오렌은 우연히 치히로의 SNS를 발견하는데, 최신 글로 표시되는 '좋아하는 장소'는 처음에 치히로가 하오렌을 촬영한 공원이죠. 여기에 이별한 뒤에도 하오렌을 계속 사랑해 온 치히로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맞습니다. 다만,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시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치히로로서도 순수하게 소중한 장소를 소개하고 싶어서 올린 것뿐이고 분명 그 글에 깊은 의미는 없지 않았을까요.

 

대망의 결말은 재회한 두 사람이 웃는 얼굴로 마주 보는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 형태로 만든 이유를 알려주세요.

원작의 결말은 하오렌의 표정이 역광이라 보이지 않고 치히로의 미소로 끝나죠. 처음에는 드라마도 그런 형태로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원작을 끝까지 읽고 다시 3권의 표지를 보았을 때, 이 하오렌의 미소는 치히로가 촬영한 것이었다는 걸 깨닫고 여기까지 해야겠다 해서 그렇게 결말을 냈어요.

 

마음이 훈훈해지고 누구나 두 사람의 행복을 빌고 싶어지는 최고의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창기의 하오렌은 치히로를 손바닥 위에서 굴리고 있고, 마음이 통했나 했더니 '나 혼자서 간다'고 치히로를 떨쳐내듯이 헤어지고, 계속 뭔가 엇갈리고 있었어요. 그래도 마지막에는 두 사람이 진짜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을 물리적으로도 표현하고 싶어서. 드라마나 영화는 딱 보면 아는, 주제가 그림으로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 감독님이 좋아하는 장면을 꼽는다면 어디인가요?

8화에서 땅거미 속에 바다로 달려가는 하오렌을 치히로가 쫓아가서 끌어안는 장면일까요. 흠뻑 젖어버리니까 리허설에서는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가정만 하고 실전도 한 번에 찍었는데, 두 사람 덕에 멋진 장면이 나왔습니다.

 

작품의 제목이자 8화의 부제이기도 한 '해피 오브 디 엔드'. 감독님은 어떤 의미로 이해하고 계신가요?

저는 이중적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 살아있는 의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해 온 하오렌이, 마지막에는 치히로와 행복해지고 그 이후를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이야기로서는 끝이지만 앞으로 행복이 시작된다는 것. 마지막까지 원작을 읽으면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는 부분이 멋있어서 드라마에서도 그렇게 느껴 주셨으면 하고 마지막 제목으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마음을 알려주세요.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기 때문에 사실 엄청 고독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머리가 이상해지기 때문에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는데, 이 작품에 나오는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무의식 중에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 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요. 원작은 그런 사람들이 누군가의 곁에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그 답을 그린 훌륭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그 주제를 살아있는 사람이, 그것도 20대 중반의 남자가 연기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웠을 거예요. 두 사람 모두 접근법은 다르지만 그 질문에 잘 뛰어들어 답을 찾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 사람의 모습을 꼭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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