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이번 영화 '유토리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 인터내셔널'은 마츠자카 토리 씨에게 요청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고 하는데, 출연자의 요청 사항을 듣고 각본을 쓰는 것은 드문 일이죠?
출연자의 제안으로 쓰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물론 0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고 이미 세계관이 있으니까 가능한 것도 있죠. 원래 지난 스페셜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미즈타 (노부오) 감독으로부터 영화화 이야기가 있었는데, 제가 별로 내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연속드라마로 시작한 거고 연속드라마로 쓰는 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다텐 ~도쿄 올림픽 이야기~'(2019년 NHK) 뒤풀이 때 토리 군이 "유토리 멤버끼리 '행오버'(미국 영화) 같은 거 찍을 수 없을까요?"라고 그 말만 하고 돌아간 거예요.
그래서 "확실히 행오버라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럼 인터내셔널한 설정으로 마리부를 따라 다 같이 상하이에 가서 술을 마시고 영문을 알 수 없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미즈타 씨에게 이야기해서 플롯도 썼죠. 그게 2020년 2월쯤. 마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요코하마항에 도착했을 무렵이었습니다. 그 뒤로 코로나가 점점 유행하기 시작해서 해외 촬영이 불가능해졌고, 하지만 요즘은 일본에도 외국분들이 많이 살고 계시니까, 그런 이야기를 이것저것 넣어서 결국 코엔지(마사카즈의 전 직장이었던 이자카야)와 하치오지(마사카즈의 본가) 근처 사이에서 인터내셔널한 느낌을 내기로 했어요.
본인도 코로나를 겪으셨죠. 앓고 나서 처음 집필한 게 이 작품이다, 라고 '유토리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 인터내셔널' 시나리오 서문에도 쓰여 있어요.
맞아요, 앓고 나서, 예정되어 있던 극단 공연도 날아갔고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중간까지 썼던 이걸 어쩔 수 없으니까 계속 쓸까 하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2020년 가을에 촬영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무산되었어요.
그 뒤로 코로나 사태가 3년 간 이어지며 다시 쓰신 부분도 많이 있고, 최종 탈고까지 사회 정세도 더욱 변화했습니다. 꽤나 농락당했다는 인상인가요?
그것도 있는데, 시간이 있었던 덕분에 원래의 '유토리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요. 처음에는 정말 행오버를 하려고 했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더 많고 확장된 이야기를 상정하고 있었거든요. 감이 돌아오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지만(웃음), 마사카즈의 회사를 매수한 한국 기업 상사 최신혜(키나미 하루카)의 이야기는 더 무거웠고요. 하지만 연기되고 미즈타 씨와 대화를 나누며 좀 더 이야기를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고쳐서 이 형태가 된 거죠.
전에는 유토리 세대가 사회 문제 그 자체였지만, 이번에는 유토리 세대는 이제 사회의 중심에 있고 다른 문제――남녀평등, LGBTQ, 격차 문제 등――를 직면하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런 사회 정세도 지금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건드리지 않는 게 안전하잖아요. 하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이게 좋다/이게 나쁘다' 하는 것조차 말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갑질을 하면 안 된다, 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갑질 장면을 그려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것만으로 '무엄하다'는 시선을 받게 되죠… 뭐, 애초에 저는 그런 시선을 자주 받습니다만. 게다가 코미디로 만들지 않으면 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 수위 조절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하지만 2016년에 연속드라마를 했을 때도 '코미디지만 사회파다'라는 게 항상 머릿속에 있었기 때문에 거기로 돌아온 건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연속드라마를 집필하실 때는 유토리 세대에 여러 가지로 취재를 감행하셨습니다. 이번에도 취재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시나리오에 반영되어 있나요?
예전만큼 취재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중국분과도 만났어요. 그리고 예전에 만나서 마사카즈의 모델이 된 술집 사장님도 한 번 더 만났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에피소드를 그대로 사용한다기보다는 만난 것에서 자극을 받아 이렇게 하면 재미있겠다… 하는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그 술집 사장님은 마사카즈처럼 유튜브를 하셨어요. 역시 그렇지, 요즘은 다들 하지 이런 확인은 한 것 같네요. Z세대가 나와서 그 유토리 몬스터였던 야마기시(나카노 타이가)가 굳이 말하면 조정자 역할이 되는 전개는 실제로 사회가 그렇게 되어 있구나 하고 느낀 부분에서 발상을 얻은 겁니다.
픽션에도 규제가 까다로운 요즘, '사회파 코미디'는 가장 어려워 보이지만 잘하면 최고로 재미있는 장르죠.
옛날에는 일본 영화도 사회파라든가 풍자 희극이라는 장르가 있었죠. 야마다 타이치 씨의 드라마도 사회 현상을 그대로 그리고 있었고요. 요즘은 집에 가서 TV를 틀고 머리를 쓰지 않고 볼 수 있는 게 좋아, 이런 말을 들으면 나 같은 건 별로 필요한 존재가 아닌 걸까 하는 느낌이 들어요.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있어도 좋지 않을까 해서 쓴 것이 '유토리'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랬더니 특히 제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많아서 영화화도 되었죠. 하지만 옛날에는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대사에도 규제가 많이 들어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쿠도 씨는 등장인물이 문제 발언을 한 직후에 옆에 있는 인물에게 "그거, 문제 발언" 하고 부정하게 하는 스킬을 고안해 내셨다고요.
미즈타 씨에게 듣고 깨달았는데, 확실히 그런 것 같네요. 성희롱이나 갑질 같은 대화는 사실은 다들 하고 있지만 미디어에는 별로 나오지 않는 부분인데, 써보고 알았지만 굉장히 귀찮고 어려운 부분이긴 해요.
오히려 그런 규제가 많으면 반동으로 창작 의욕이 불타는 법인가요?
'이 표현은 좀 곤란합니다'라는 의견은 크리에이티브가 아니니까요. 거기를 쳐내면 재미가 없다는 걸 알 텐데. 'LGBTD', 야마지의 동정을 마리부가 놀리는 부분은 저는 반쯤 포기했지만 미즈타 씨가 많이 싸워주셨어요. "이건 '유토리'에서 많이 해온 거니까"라고. 동정을 놀리는 걸 스트레스로 느끼는 사람이 많은 건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웃을 수 없다는 의견도 이해해요. 그걸로 상처 입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웃음이 안 나오죠. 저도 사랑이 가득하고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계열의 작품을 쓸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과 같은 걸 써봤자 소용없잖아요.
애초에 6년이라는 긴 공백을 거쳐 속편을 쓰는 경험도 처음이죠?
처음이에요. 속편 같은 것을 (오리지널 각본으로) 만드는 건 이거랑 '키사라즈 캣츠아이'(2002년 TBS, 영화는 2003・2006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키사라즈'는 오카다 준이치 군이 연기한 붓상이라는 역이 죽는다는 종착점이 처음에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무리해서 이어도 죽기까지의 이야기를 늘리거나 죽은 뒤를 그릴 수밖에 없잖아요. 그 양쪽을 해버렸고요. 그런데 '유토리'는 지난 스페셜 드라마를 했을 때도 '종착점이 없는 드라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종착점을 정해서 정리하지 않아도 좋고, 그들이 있는 한 이야기가 계속되는 타입의 작품인 것 같아서요. 그래서 정점 관측처럼 일정 기간을 두고 진행하면 사회 변화가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연기하는 그들 세 명이 굉장히 사이가 좋고 각자 배역에 애착을 가져주기 때문에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지고 현장도 그런 기분이고 저도 '그럼 이런 이야기가' 하고 문득 떠올라서 했던 느낌이에요. 6년이 지나 변한 것이 재미있는 부분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재미있는 부분, 양쪽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이의 출연자 여러분의 성장, 변화도 작품에 반영하셨나요?
역할로 돌아왔을 때의 순발력은 토리 군이라면 마리부가 빙의했을 때의 기세 같은 것이 "이거 이거!" 하게 되고, 각자 역할이 명확해졌어요. 셋 다 같은 또래이고 지금은 전부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죠. 타 작품의 캐스팅에서도 이 세 명의 이름은 자주 거론돼요. 실제로 저도 다른 곳에서도 같이 일을 하고 있고(오카다는 2023년 영화 '일초 앞, 일초 뒤', 마츠자카는 넷플릭스 드라마 '이혼 좀 합시다' 등). 그런 세 명이 돌아오면 그냥 속편을 하는 것뿐인데 좀 특별한 느낌이 있어요. 책임도 3분의 1이 되니까 좋은 느낌으로 '세 명이니까 탄생하는 것'을 매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중에는…… 쇠약, 노화 같은 것을 만약에 주제로 할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하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완성된 영화를 보신 감상은?
연속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을 위해 빠르게 삽입된 회상 신이 딱 좋은 정도로 내용을 보충해 줘서, 미즈타 감독의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잘한다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만을 즐기는 사람에게도 야마기시의 맛이 간 느낌이 충분히 전달되고(웃음), '저 녀석이 지금은 이렇게 멀쩡해졌구나' 하고 알 수 있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기대했던 건 할로윈 장면. 진짜로 부상을 입은 사람이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상대해 주지 않는 부분. 촬영이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의 결과물이 나왔어요.
키나미 씨의 한국어도 대단했습니다! 저렇게 잘 말해 주셨구나! 했어요. 웃음의 타이밍이나 코미디 센스도 그 최신혜 역은 키나미 씨가 정답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사카즈의 아내 아카네 역의 안도 사쿠라 씨는 이런 대사를 쓰면 이런 식으로 말해줄까, 이런 식으로 말해주면 좋겠다 하는 걸 전부 확실하게 해 주셨어요. 덕분에 마지막에는 제대로 부부의 이야기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야마지의 전 여자친구 사쿠라 에츠코(요시오카 리호) 씨도 스페셜 드라마에서는 별로 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부탁을 드려서 출연하게 되어 마지막에 등장하게 했는데, 거기도 잘 나와서 다행이에요.
이번 작품의 흥행 수입이 좋으면 차기작도, 라고 미즈타 씨가 말씀하셨는데 만약 속편을 하게 된다면 어떤 구상이 될까요?
저는 한다면 역시 연속드라마를 하고 싶어요. 살짝 이야기가 정체되는 게 재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시간짜리 영화면 정체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죠. 하지만 술집에서 셋이 떠드는 장면의 재미는 정체와 딴 길로 새는 거거든요. 딴 길로 새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데 한 시간 동안 재밌었다, 생각할 게 많았다 하는 거. 자화자찬이 되어버리지만 (연속드라마) 1화에서 마사카즈가 야마기시를 질책한 뒤에 야마기시가 전철에 뛰어든 줄 알고 달려가고 2화에서 유족분에게 "죄송합니다 제 탓입니다"라고 말해버린 게 사실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지만 그 타인(유족의 어머니・마야 쿄코)과의 관계성이 왠지 모르게 계속된다는, 그게 '유토리'만의 묘미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가능했던 건 연속드라마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저는 연속드라마가 좋습니다(웃음).
이번에도 시나리오를 출판하셨는데, 시나리오로서 즐겼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영화를 본 뒤에 '이런 지시문이 있어서 저런 장면이 나왔구나'라든가, 키나미 씨가 연기하신 최신혜의 대사는 영어와 한국어와 일본어를 '이런 식으로 구분해 써서 그걸 저렇게 완벽하게 했구나' 하며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걸 전달받은 배우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면 저렇게 되는지 시나리오를 읽으면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읽으면 스태프・출연자 외의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겠죠. 저희도 체호프나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감사하게 읽지만 시나리오는 일반인들이 읽어도 좋은 것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줄곧 출판한다면 노벨라이즈가 아니라 시나리오를 고집하고 있어요. 악보를 보는 것처럼 '이걸 저 배우님=연주자가 하면 이렇게 되는구나'라고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분명 배우는 대단하구나, 라든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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