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최종화 직전, 8화까지 드라마를 본 감상은 어떤가요.
요시다 : 각본을 쓴 건 거의 1년 전이었기 때문에 각본가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반성도 하고, 노도와 같았던 집필 시기를 떠올리면서 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배우 여러분의 훌륭한 연기에 감동하고 스태프분들의 수고를 느끼기도 해요. 배우님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각본을 썼는데, 모두들 그걸 넘어서는 연기였습니다.
특히, 이시하라 사토미 씨와 카메나시 카즈야 씨의 표현력이 풍부하고 대사가 없을 때의 심정을 눈동자나 동작으로 명확하게 표현해 주셨어요. 대본 숙지와 행간의 독해력이 뛰어나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Destiny' 탄생의 경위를 알려주세요.
요시다 : 재작년(22년) 연말에 제너럴 프로듀서 나카가와 노리코 씨에게 연속드라마 기획을 들었습니다.
학창 시절에 사이가 좋았던 그룹 안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한 명이 죽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들이 35살이 되었을 때 그 진실이 밝혀진다는 서스펜스와 러브스토리 드라마를 써달라는 주문이었죠. 나카가와 씨가 제대로 옆에서 함께, 아니, 이끌어 주셔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며 살을 붙여 나갔습니다.
실은 주인공의 직업이 검사로 정해진 것은 조금 늦은 시점이었어요.
나카가와 : 연말에 부탁드렸을 때는 의료물이었는데, 해가 넘어가고 다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법정물로 변경하고 싶다고 부탁드렸습니다. 애초에 주제가 '죄와 사랑'이라서 법정물이 더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갑자기 변경해서 요시다 씨에게 수고를 끼쳐드렸습니다.
요시다 : 당초에는 의대생 한 명이 죽은 사건의 진상을 12년 후 주인공이 35살이 되었을 때 풀어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의학도 죽음과 직결되고 여러 가지 플랜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검사로 변경되어서 머리가 새하얘졌고(웃음). 의료물은 경험이 있지만 법정물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때부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사건이 뒤얽히는 장대한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내셨어요.
요시다 : 일찌감치 결말의 플랜을 세우고 그것을 향해 만들어 나갔습니다. 우선, 카나데와 마사키에게는 강력한 방해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과거의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을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카나데(이시하라)의 아버지 츠지 에이스케(사사키 쿠라노스케)가 죽는 사건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할 때, 법률 감수 선생님께 어떻게 하면 현역의 유능한 검사가 절박한 상황에 빠져서 자살까지 몰리게 될지 사례 등을 상담했습니다.
또, 여성 검사에 대한 것도 알고 싶어서 몇 분을 만나 뵙고 취재를 했어요.
여성 검사를 취재하셨다는 건 카나데가 애인인 타카시(안도 마사노부)에게 변호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는 것도 실제로 있는 일인 건가요.
요시다 : 검사 출신 변호사인 여성분이 가족을 생각해서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검사는 전근이 많다고 해요. 다들 약 3년마다 전국 각지의 검찰청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밖에 취재한 내용을 각본에 쓴 것이 있나요?
요시다 : 여성 검사분들은 굉장히 철저하시고 지성이 있고 우수하고 정의감이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각자 캐릭터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굉장히 정신력이 강하다는 점이에요. 남성 변호사나 전직 형사분들에게 여성 검사의 이미지를 물었더니 끈질기기가 남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다들 입 모아 말씀하셔서, 그런 점으로 카나데의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타카시가 의사인 것은 의료물의 흔적인가요.
요시다 : 소식이 끊겼던 마사키(카메나시)가 12년 뒤에 갑자기 돌아오는 이유가 필요했는데, 마사키가 자기가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만나고 싶은 건 가장 소중한 친구나 여자친구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마사키를 병자로 하고 카나데의 현 애인을 의사로 하면 더욱 3명의 관계성이 깊어지지 않을까 했습니다.
카나데와 마사키의 대화가 재미있었어요. 특히 취조 신이.
요시다 : 과거에 연애 관계였던 두 사람이 검사와 피의자로서 취조실에서 대치한다. 이건 기획 단계부터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취조실의 대화 안에서 카나데와 마사키의 애인으로서의 관계성이 드러나는 장면은 저로서도 도전이었는데, 이시하라 씨와 카메나시 씨 두 분이 대본의 의도를 엄청 잘 이해해 주셔서 재미있는 장면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주 보고 대화하는 것뿐인데도 열기와 습도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요시다 : 두 사람의 행복한 연애 묘사가 거의 1화밖에 없기 때문에 나중에 추억으로 선명하게 남는 것을 넣어두자고 의식하면서 그렸습니다. 절대로 떨어지지 않게 손 잡는 방법 같은 거요. 35살이 되었을 때,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나 그때의 마음을 취조라는 제약 안에서 이야기해서 더욱 애틋한 장면이 된 것 같아요.
8화에서 마사키가 "나 바보라서"라고 하는 대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사키뿐만 아니라 카나데도, 유키(야모토 유마)도 카오리(타나카 미나미)도 어딘가 바보 같지만 그게 좋다고 할까요.
요시다 : 마사키만 대학생인 채로 시간이 멈춰버린 것처럼 만들고 싶어서. 그걸 카메나시 씨가 잘 연기해 주셨습니다.
나카가와 : "나 바보라서" 하고 자조하듯이 웃는 마사키는, 요시다 씨의 각본은 굉장히 재미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각본이 의도한 바를 적절하게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아웃풋의 난이도가 높은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카메나시 씨에게 의도를 설명하니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 볼 테니까 안 되면 말해 주세요"라면서 가뿐하게 해 주시는 거예요. 대본의 높은 이해도와 재현도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바보 같은 사람이지만 사랑스럽다는 뉘앙스가 기막히게 나왔어요.
요시다 : 이시하라 씨와 카메나시 씨가 아니었다면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어려운 요청을 드렸는데 멋지게 해 주셨습니다.
직설적이지 않은 대화를 쓰려고 하면 대부분의 프로듀서는 어려운 연기를 요구하지 말자고 각본 미팅 단계에서 말씀하시는데, 나카가와 씨는 해보자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카가와 : 요시다 씨의 각본은 재미있으니까 실현시켜서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이시하라 씨, 카메나시 씨와 현장에서 각본에 대해 의논할 때, 이 대사는 못한다거나 하기 힘드니까 변경하고 싶다는 요구가 없고 요시다 씨의 각본에 표현되어 있는 것에 가까워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는 건설적인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게 오리지널 드라마의 재미라는 것을 실감했어요.
연출 스태프들도 많은 작품을 경험해서 각본의 재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시다 씨는 각본과는 별도로 역할의 프로필을 자세하게 쓰신다면서요.
나카가와 : 요시다 씨가 만든 5000자에 달하는 주인공 카나데의 프로필을 이시하라 씨는 러브레터 같다고 느꼈대요. 저도 그 프로필을 담아서 기획서를 만들었습니다.
요시다 : 역할의 프로필, 이력을 만드는 것은 각본을 쓰기 위한 준비이기도 해요. 카나데가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해서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 아버지(에이스케)가 죽었을 때의 상황, 그 뒤 어머니와의 생활, 대학 생활, 마사키와 토모(미야자와 에마) 등과의 만남, 사랑, 카오리의 사고. 타카시와의 만남 등도 썼습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극히 짧은 장면만 나오는 것도 카나데의 근본 토대가 되기 때문에 내용을 확실하게 채워두고 싶었어요. 그걸 나카가와 씨에게 전달했더니 이시하라 씨에게도 전달해 주셨는데, 편지로 받아들여 주셨어요. '편지'라고 생각하는 이시하라 씨의 풍부한 감성을 느껴서 기뻤습니다.
각본의 지시문도 자세합니다. 옛날부터 그런 식으로 쓰고 계신가요.
요시다 : 다른 분의 각본을 볼 기회가 별로 없어서 제 각본이 독특한지는 모르겠지만, 스승인 쿠라모토 소우 선생님의 각본을 참고로 삼아 나름대로 써왔습니다.
쿠라모토 선생님의 말씀 중에 인상에 남은 것은 지시문은 너무 많이 써도 안 되고 너무 안 써도 안 된다는 거예요. 간결한 게 좋지만 프로듀서나 배우를 끌어당길 만한 한마디를 써두는 게 좋다고요.
작품의 무대 중 하나를 나가노로 설정한 것은 요시다 씨가 카루이자와에 거주하시기 때문인가요.
요시다 : 나카가와 씨가 나가노를 무대로 하자고 말씀하셔서.
나카가와 : 눈부신 청춘 시절의 설득력과 리얼리티는 도쿄보다 지방 대학을 무대로 하는 것이 더 잘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요시다 씨와의 미팅을 위해 나가노에 갔을 때 굉장히 멋지다고 느껴서 무대로 삼고 싶었습니다.
'Destiny'라는 제목은 어떻게 정하셨나요.
요시다 : 이것도 나카가와 씨의 아이디어입니다.
나카가와 : 너무 거창한가 싶기도 했지만, 요시다 씨도 좋다고 말씀해 주셔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사건의 진상과 마사키의 병이 어떻게 될지, 마지막까지 신경 쓰이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시청자는 최종화인 9화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요시다 : 정말 알고 싶었던 것이 마사키의 아버지 코이치로(나카무라 토오루)의 입으로 설명되는 에피소드죠.
나카가와 : 최종화에 대한 취재에서 제가 말한 '나카무라 토오루 씨가 연기하는 노기 코이치로 안에 모든 것이 있다'라는 건 각본을 만들 때 요시다 씨가 하신 말씀이에요. 에이스케의 자살과 카오리의 사고와 방화 사건, 이 3개의 모든 사건에 관여한 것은 코이치로뿐이기 때문에, 라고 요시다 씨가 작년 여름 집필 중에 말씀하셨습니다.
요시다 : 그렇네요. 사실 처음에는 5화쯤에서 코이치로도 화재로 죽는 것으로 할까 하는 안도 있었어요. 화재로 타다 남은 금고 안에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이런 식으로(웃음).
나카가와 : 그런 안도 있었기 때문에 나카무라 씨에게 오퍼할 때 어떻게 말씀드릴지 고민했습니다. 되도록 죽이지 않는 방향이긴 하지만 결정된 건 아닙니다 하는 오퍼를 잘도 받아주셨구나 싶어요.
요시다 : 코이치로가 죽고 그가 봉인한 진실을 찾는 전개로 하는 것보다 살아있는 그의 입으로 듣는 것이 더 두근두근하고, 모처럼 나카무라 씨가 받아주셨으니 활약하는 장면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최종화에서 나카무라 토오루 씨의 장면은 주목해야겠네요.
요시다 : 그것도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입니다. 변호사, 검사분들을 취재했을 때, 변호사든 검사든 저마다 여러 가지 고뇌나 갈등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감수 선생님은 검사 출신이신데 말할 수 없는 일이 많다고 하셔서. 말할 수 없는 것이란 무엇일지 상상력을 발휘해 봤어요. 코이치로가 말하는 '진실'에 카나데가 도달하고 검사란 무엇인가, 변호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마사키의 병은 나을 것인지. 카나데와 마사키 두 사람은 어떻게 될지. 두 사람이 도달할 미래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돌이켜 보면 아슬아슬한 부분에서 도전하며 해온 작품이었는데, 빠져 있다는 의견도 많아서 기쁩니다. 꼭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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