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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관련 인터뷰/제작진

드라마 '사랑의, 학교' 각본가 이노우에 유미코 인터뷰

by 엘라데이 2025. 9. 22.

※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25.09.17 죠시 SPA!

 

 

 

이노우에 씨가 이번에 '사랑의, 학교' 각본을 담당하게 된 경위부터 알려주세요.

5, 6년 전부터 어른의 러브스토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는데, '하얀 거탑'(후지TV, 2003년), '메꽃 ~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 등에서 함께 해온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으로부터 오랜만에 러브스토리를 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하겠다고 즉답(웃음). 몇 가지 기획이 나왔는데, 설욕의 염원을 담아 이 이야기를 제안한 것이 대략 1년 전 일입니다.
성실하지만 사랑에 서툰 고등학교 교사와 사랑의 프로지만 글을 못 쓰는 호스트가 만나는 이야기는 어떠냐고 했더니 니시타니 감독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쿠리하라 (아야노) 프로듀서에게도 '어딘가 한구석에 있을 법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라고 했더니 공감해 줘서 작품 기획이 개시되었습니다.

 

작품 홈페이지 소개글에는 '현대에 업데이트된 새로운 순애 드라마'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이노우에 씨는 '시대 분위기'를 중시해 왔다고 과거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는데, 이 레이와 시대에 순애를 하는 것이 고등학교 교사와 호스트라는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요즘은 연애뿐만 아니라 경계선이 없는 가치관이 전제입니다. 하지만 그건 겉으로만 그렇고, 사실은 격차나 편견이 크잖아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 중에서도 가장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교사와 호스트가 만나 장벽을 뛰어넘는 모습을 통해 사랑의 저력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오가와 마나미가 근무하는 고등학교를 기독교계 여학교로 설정한 것도 종교와 세속의 대비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다만, 금단의 사랑이라도 바로 타오르는 욕망에 맡겨 달려가는 것은 만남의 기회가 줄어든 레이와에는 와닿기 어려울 것 같아서. 깨닫고 보니 어느새 사랑하게 되는 사랑으로 하고 싶었어요. 주변을 활활 태우는 대화재가 아니고(웃음), 서서히 데워주는 작은 불꽃같은 순애죠.

 

6화의 해변 장면에서 키무라 후미노 씨가 연기하는 마나미가 라울 씨가 연기하는 카오루에게 구두점의 의미를 가르칩니다. 별 것 아닌 장면에서 '사랑의, 학교(원제: 愛の、がっこう。)'라는 제목의 의미가 그려지는데, 한자(愛)와 히라가나(がっこう)와 구두점으로 구성한 의도를 알려주세요.

처음부터 가제를 '사랑의 학교(愛のがっこう)'라고 붙였습니다. 구두점 없이. 그런데 그렇게 하면 좀 올드한 느낌이라서. 사랑을 히라가나로 바꿔 보고 반대로 학교를 한자로 변환해 보기도 하고, 변화를 줄 수 없을까 싶어 여러 가지를 써 봤습니다.
그중에 가장 느낌이 온 게 '사랑의, 학교.(愛の、がっこう。)' 마침표나 쉼표나 문장의 주역은 아니지만 사소한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이야기와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 두 사람이 과외를 하는 옥상은 사소한 관계성을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각 화에 인상적인 장면도 많은데, 특히 1화의 해 질 녘 장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로우앵글 화면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카오루의 앞머리입니다. 이 장면의 라울 씨는 왜 이렇게 아름다우신 건지. 기절할 뻔했습니다. 촬영장에서 앵글을 선택하는 연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이노우에 씨가 '바람에 흩날리는 앞머리' 이런 식으로 대본에 지시해 두신 건지…….

저도 그 로우앵글은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보인 듯한 장면이었는데, 아무래도 '바람이 분다'까지는 지시문에 쓰지 않았어요(웃음). 각본에는 '진지하게 쓰는 카오루'라고 썼네요. 그걸 감독님이 어떻게 이해해 주시는지. 현장에서 갖고 놀 수 있는 대본을 만들기 위해 궁리하고 있습니다.

 

밤의 옥상과의 대비도 포함해 니시타니 감독의 연출이 빛납니다. 학교나 호스트클럽과 동떨어진 공간이면서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성의 장소이기도 한 옥상이, 5화에서는 부담임인 사쿠라 에이타와 카오루의 후배 타케치요의 뜻밖의 관계의 공간으로 변모하죠. 이것도 재미있습니다.

이 사랑을 진전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 마나미가 사쿠라라는 타자를 옥상에 들임으로써 카오루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장면이죠. 별 것 아닌 장면이지만, 그때까지 비밀이었던 두 사람의 관계성이 주변에 공개되는 것을 암시하는 중요한 장면이었기 때문에 언급해 주셔서 기쁩니다.

 

전 에피소드를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하나 꼽는다면 어디인가요?

6화입니다. 데이트를 끝내는 개찰구 장면도 아름답지만, 저는 모래사장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와닿았습니다. 카오루가 '100명 이상의 여자와 키스해 왔어. 나는 더러우니까 선생님에게는 키스하지 않아'라고 장난처럼 말하는데. 그런데도 오히려 연애가 서투른 마나미가 먼저 키스를 하려고 해요.
그건 미수에 그치지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마나미에게 카오루가 역시 키스를 해요. 그 키스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흐름이 너무 좋아요. 니시타니 감독의 연출도 포함해서 가슴에 와닿는 장면이 된 것 같습니다.

 

6화에는 흥미로운 소품이 있습니다. 개찰구 앞에서 두 사람이 교환하는 모자인데요. SNS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던 인기 장면인데, 두 사람이 결단을 내리는 순간이면서 설레기도 하고 씁쓸한 느낌이 절묘했습니다.

쉽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서투른 두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소품의 힘을 빌려 보고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펜과 종이, 책이나 양산도 그런 거예요. 그중에서도 모자는 주인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사랑의, 학교' 6화는 개찰구 장면에서 모자를 교환하는 것을 먼저 정해놓고 썼습니다. 그리고 약간 로맨틱 코미디 요소로서 멋진 남성이 모자를 골라주는 모자가게 장면은 여자들의 로망을 담았습니다(웃음).

 

카오루는 경박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보통 춤을 춥니다. 해변 장면에서는 모자를 써서 춤이 더욱 두드러지고 라울 씨의 연기가 살아났는데요. 키무라 씨와 라울 씨의 연기는 어떠셨나요?

두 분 다 처음 함께 하는 배우인데, 그분들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했습니다. 키무라 씨가 각본가 역을 맡은 드라마 '미스터리 연인 이토'(MBS, 2017년)를 본 이후로 키무라 씨의 연기에 눈이 가서 다른 출연 작품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키무라 씨의 연기는 감정의 리액션이나 대사를 읽는 속도감이 훌륭해요. 각본에 쓰여있지 않은 것까지 감을 발휘하는 재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차분한 역이라도 여차하면 파괴력 있는 표정을 보여주는 것이 매력입니다. 평소에는 귀여운 반려견이지만 사실은 강한 치와와가 떠올라서 치와와 선생님으로 했습니다.

 

라울 씨는 어떠셨나요?

인기 아이돌 그룹 Snow Man의 멤버인 건 물론 알고 있었지만, 제가 끌린 것은 파리 컬렉션에서의 한 동영상입니다. 우연히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 2025년 봄여름 컬렉션을 봤는데 라울 씨가 나오셔서. 그게 좀 기묘하다고 할까, 두꺼운 옷인데 배꼽이 나오고 얼굴에는 테이프인지 뭔지가 둘둘 감겨 있고, 그런데 얼굴은 한없이 무표정(웃음). 마왕의 산책 같은 느낌. 임팩트가 있었습니다.

 

런웨이 모델로도 활약하시는 라울 씨를 보고 더욱 관심을 갖게 된 분이 많죠.

국민 아이돌이면서 존재감을 조절할 수도 있는 걸 보고, 어쩌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을 즐기는 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후지TV 제작 주연 영화 '아카바네 호네코의 보디가드'가 개봉 직전이었기 때문에 스태프에게 부탁해서 감상했습니다. 굉장히 좋은 표정이 많아서. 바로 니시타니 감독에게 봐달라고 했습니다.

 

5화의 서점 장면에 반가운 순간이 있습니다. 마나미가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 가의 개'를 카오루에게 추천하는데, 이건 이노우에 씨가 각본을 맡으신 '셜록'(후지TV, 2019년)을 의식한 것이죠. 이것도 소품 중 하나로 지정하신 건가요?

'셜록'에서도 함께 했던 니시타니 감독에 대한 경의를 담은 것입니다. 그런데 카오루에게 갑자기 코난 도일의 소설은 어렵죠……. 카오루, 미안해,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으로 키무라 씨와 라울 씨도 이노우에 작품에 출연함으로써 새로운 측면을 끌어내기 위한 에너지를 얻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배우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떤 궁리를 하시나요?

대본은 받침대가 되는 책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연출가와 배우가 마음껏 놀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뭔가 하나라도 지금까지의 연기에서 볼 수 없었던 얼굴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걸 목표로 하는 것이 각본가의 일이고 배우에 대한 예의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키무라 씨와 라울 씨의 새로운 측면과 오리지널 각본 순애 드라마의 서사가 딱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눈물이 날 만큼 기쁜 말씀입니다(웃음).

 

마나미와 카오루의 사랑의 결말이 기대되는데, 최종화의 볼거리도 포함해서 시청자 여러분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연속드라마의 최종화 집필을 끝내면 안심이 될 때가 많은데, 이번에는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등장인물과 헤어지기 싫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장면을 쓴 건 처음일지도 몰라요.
최종화는 마나미와 카오루가 어디에 갈지. 특별히 애정을 담아 그린 마지막 장면을 시청자 여러분이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마나미와 카오루가 선택하는 결말을 니시타니 감독이 어떻게 완성해 줄지. 아직 저도 보지 못했는데, 너무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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