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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리뷰/2020

일드 리뷰 : 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美食探偵 明智五郎)

by 엘라데이 2021. 5. 23.

※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며, 스포일러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미식탐정 아케치 고로
美食探偵 明智五郎
2020

 

 

추리
NTV
2020.4.12 ~ 2020.6.28

 

줄거리

미식에 조예가 깊은 괴짜 탐정 아케치 고로는 어느 날 고객으로부터 남편의 외도 조사를 의뢰받는다. 과연 아케치는 그 남편이 다른 여자의 집에서 매일 한 시간 동안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의뢰인에게 '이제는 진정한 당신을 자유롭게 풀어주라'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다음 날 그 남편은 살해되고, 범인의 정체를 직감한 아케치는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선다. 한편 어쩌다 여기에 말려든 아케치의 단골 도시락 가게 주인 코바야시 이치고는 점차 아케치의 조수와 같은 존재가 되어가는데...

출연진

맛있는 음식에 집착하는 미식가 탐정 아케치 고로 역할은 나카무라 토모야가 맡았다. 와인색 정장에 루프타이라는 자기만의 패션을 고집하며 말투도 고루하고 알고 보면 백화점 사장 아들이라는 배경이 있는 굉장히 특이한 인물. 외상을 밥 먹듯이 하면서 애꿎은 도시락 가게 주인을 멋대로 부려먹고 맛있는 음식에 칭찬이랍시고 하는 말이 '나쁘지 않다'인 참 재수 없는 캐릭터지만 배우의 목소리가 좋아서 그런지 은근히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어쩌다가 아케치의 조수와 같은 포지션이 되어버린 도시락 가게 주인 코바야시 이치고는 코시바 후우카가 연기한다. 뛰어난 요리 솜씨를 가진 탓에(?) 아케치의 눈에 들어 정신 차리고 보니 밥해주고 운전도 해주고 사건 해결도 도와주고 잔뜩 휘둘리는 사이에 아케치에게 연심을 품게 되는 역할. 개인적으로 이치고가 너무 귀여워서 배우의 팬이 되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보더라도 앞으로 브레이크 가능성이 높은 재능 있는 배우.

 

원래 평범한 가정주부였으나 '진정한 자신'에 눈을 뜬 후 새로운 자아에 각성하게 되는 막달라 마리아 역할은 코이케 에이코가 맡았다. 드라마 전체에서 가장 존재감이 크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악역 포지션. 아케치를 중심으로 이치고와 반대 축에 있는 캐릭터인데 이 삼각관계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런 마리아의 심복 역할로는 시다 미라이, 타케다 신지, 나카 리이사가 출연한다. 모두 인터넷으로 마리아와 접촉해 그녀의 도움을 받아 범죄를 저질렀고 이후 마리아를 위해 일하게 되는 인물. 시다 미라이가 연기하는 '사과'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고 있던 남자 친구의 외도, 타케다 신지가 연기하는 '셰프'는 운영하던 가게에 악성 리뷰가 달려 타격을 받은 일, 나카 리이사가 연기하는 '냉장고'는 남편이 시어머니가 보내주는 음식만을 좋아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계기였다.

 

그리고 아케치에게 번번이 도움을 받게 되는 경찰 2인조 카토오노 경부와 타카하시 경부보는 각각 키타무라 유키야와 사토 칸타가 연기한다. 카토오노는 아케치가 수사에 관여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타카하시는 아케치를 굉장히 동경의 눈으로 보며 따르는 것이 귀엽다. 아케치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이치고를 질투하며 경쟁의식까지 불태우는데 실제 두 배우가 이전에 드라마 「래퍼에게 물리면 래퍼가 되는 드라마」(리뷰)에서 연인 연기를 했던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런 관계성이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이치고의 절친으로 이치고가 위기에 빠진 결정적인 순간에 조력자로 나서는 모모코 역할은 토미타 미우가 맡았다. 드라마 「3학년 A반 -지금부터 여러분은 인질입니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로 여기서도 감초 같은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활약이 컸던 캐릭터.

감상

개인적으로는 애착이 많지만 드라마 퀄리티로만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특히 뒤로 갈수록 스토리 전개가 허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형적인 용두사미 스타일. 혹시 이 시국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기도. 개별 캐릭터는 정말 매력이 있었고 배우들도 괜찮았는데, 이 재료로 이것밖에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6화 촬영을 마치지 못한 시점에 비상사태 선언이 발령되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낭독극 형식으로라도 방송하고 싶다는 프로듀서의 의견에 주연인 나카무라 토모야가 자신은 배우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연기 형식을 택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결국 아케치와 이치고가 스튜디오에서 멀찍이 떨어진 상태로 촬영한 장면이 방영되었다. 정말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불가피한 현실 때문에 생긴 일이라 원래는 어떤 식으로 찍으려고 했을지 상상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엔딩곡인 우타다 히카루의 「Time」이 정말 명곡이다. 이걸 들으면 드라마 내용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서 방영 직후에는 드라마를 추억하며 많이 들었었다.

마치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썼지만 그래도 나는 이 드라마를 좋아하고 솔직히 말하면 2020년에 본 드라마 중 가장 애정을 많이 갖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부족한 완성도를 차치하더라도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내용이라 누군가에게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나는 만화 원작을 보지 않았는데, 원작 팬들 사이에서도 딱히 호평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오타쿠가 좋아할 요소가 많은 드라마라 본인이 오타쿠라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캐릭터의 개성과 매력 하나는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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