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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관련 인터뷰/제작진

드라마 '오오쿠'(2024) 프로듀서 야스나가 히데키 인터뷰

by 엘라데이 2024. 1. 23.

※ 오역, 의역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24.01.19 아에라닷

 

 

 

 

일드 리뷰 : 오오쿠 (大奥, 2024)

※ 본 리뷰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며, 스포일러는 지양하고 있습니다. 오오쿠 大奥 2024 시대극 Fuji TV 2024.1.18 ~ 2024.3.28 줄거리 공가의 딸인 토모코는 쇼군의 아들 이에하루와 정략결혼을 하게

elladay.tistory.com

 

 

 

드라마 '오오쿠'의 기획을 시작한 경위는?

움직이기 시작한 건 2022년 여름입니다. 저는 역사를 좋아하는데, 언젠가 다른 프로듀서와 잡담을 하다가 "오오쿠 같은 걸 하면 되잖아요"라고 부추김을 당해서(웃음). 그럼 한번 써 볼까 하고 11화 분량의 배경 플롯을 단숨에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무대로 삼은 타누마 (오키츠구) 시대는 전부터 오오쿠에서 그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도쿠가와 이에하루라는 쇼군은 의외로 애처가였지만 아버지는 형편없는 사람이고 어머니는 어릴 때 돌아가셔서 복잡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랐습니다. 그런 이에하루와 결혼한 이소노미야 토모코도 이에하루의 측실이 남자아이를 낳는 등 입장이 역전되는 일이 벌어지죠. 이건 재미있는 드라마의 소재가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획은 사내에서 순조롭게 통과되었나요?

"이제 와서 사극이냐" 이런 의견도 있었지만 부탁이니까 하게 해 줘! 하고 밀어붙였더니 결국은 "그렇게 하고 싶다면 좋아"라고(웃음).
일본에서는 역사물 하면 아무래도 '사극'이라는 이름이 붙고 아저씨들이 보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외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 등의 역사물이 꽤 있고 흥행하고 있어요. 이 '오오쿠'는 처음에 일본판 '더 크라운' 같은 형태로 그릴 수 없을까 하고 기획한 거예요. 대상을 좁히지 않고 폭넓은 세대가 봐주었으면 했죠.
그건 캐스팅에도 반영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후지 TV 오오쿠에서 SMILE-UP. 탤런트가 출연하는 것은 처음일 거예요. 이에하루를 연기해 주시는 카메나시 (카즈야) 씨, 정말 연기를 잘하세요. 서늘한 눈도 아주 좋죠. 배역에 딱 들어맞았습니다.
그리고 말투도 "○○하옵나이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요즘 말투로 하고 스토리에 현대와의 접점도 많이 만들고…….

 

현대와의 접점이란?

예를 들면, 역사적 사실도 그렇지만 토모코는 처음에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았어요. 힘들어하는 토모코에게 이에하루는 가족이란, 부부란 무엇일까? 하고 자문자답을 하며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된 것 아니냐는 말을 건네기도 합니다.
요즘 불임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데 같은 인간이니까 분명 그 시대에도 같은 고민이 있지 않을까 했거든요. 그래서 이 '오오쿠'는 사극이면서 사극이 아닙니다. 무대가 에도 시대일 뿐인 평범한 드라마인 거예요.
현대와의 접점 같은 시점이 되는 것은 제가 보도국 출신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쭉 경시청 수사1과를 담당했는데 체포 전의 범인도 만났고 피가 낭자한 현장에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은 문외한인데, 유일하게 활용하고 있는 능력이 있다면 생생한 인간 군상을 많이 봐온 거예요. 현실 세계에서 사람은 이렇게 말하지, 하는 축적된 데이터가 있습니다. 보도라면 어디까지나 진실을 전달해야 하지만 픽션에서는 그 틀을 뛰쳐나와 표현의 폭이 확 넓어지는 순간이 있어요.

 

레이와인 현대에 굳이 과거의 시대를 그리는 재미는 무엇인가요?

(NHK 연속 TV 소설) '부기우기' 같은 것도 그렇지만, 인간의 원점 같은 것을 그릴 수 있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약속했던 장소에서 만날 수 없다는 전개가 있어요.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아니 만날 수 있잖아!"가 되잖아요. 그런데 저 같은 쇼와 아저씨는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상대가 오지 않는 일이 흔히 있었고, 연락을 자주 못하기 때문에 상대와 만날 수 있는 짧은 시간에 자기 어필도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곤 했단 말이죠.
지금은 데이팅 어플 같은 것도 있어서 편리하지만 어딘가 정서가 없다고 할까요. 비합리의 덩어리 같은 시대이기 때문에 인간의 진가라고 할까, 리얼한 감정이 부각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요시나가 후미 씨의 인기 만화 '오오쿠'를 NHK가 드라마화, 넷플릭스가 애니메이션화해서 큰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지금 오오쿠의 세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역사물에 대한 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대하드라마는 미타니 코키 씨가 훌륭한 각본을 쓰신 '사나다마루'나 '가마쿠라도노의 13인' 언저리부터 역사물도 보기 편해지고 있어요. 가마쿠라도노의 경우 저는 처음에 '호조가 주인공? 거짓말이지, 너무 중후하잖아!'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선입견을 전부 뒤집어 놓을 만큼 재밌었습니다.
당시의 인간관계에도 정치적인 밀고 당기기, 마운팅, 배제 같은 게 있어서 요즘과 다를 게 없더라고요. 시청자 여러분도 역사물에 익숙해져서 위화감이 없어진 시점에 요시나가 후미 씨 원작의 '오오쿠' 작품이 차례로 나와서 더욱 멀리하지 않게 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오오쿠'에 담은 메시지가 있나요?

그렇게 거창한 철학은 갖고 있지 않지만, 하나 있다고 한다면 자신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하는 것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독신 시절에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는지 의심스러워요. 그런데 결혼하고 마흔이 되어 아이가 생기니까 확 단계가 바뀌어서 자신보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너무 늦은 걸지도 모르지만(웃음).
그런 개인적인 체험도 있어서 이 드라마는 러브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오쿠 하면 쇼군의 마음에 들기 위한 여자들의 싸움 같은 이미지가 강할 텐데, 연애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별로 그려지지 않았던 가족의 사랑이나 동료애도 함께 담았어요.
사랑의 여러 형태를 느끼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하자는 마음을 가져 주신다면 일본이 아주 조금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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